오늘도 늦었다!...
큰 애 학교 데려다 주고, 작은 애 어린이집 보내고 9시에 버스를 타고, 지하철을 타고 뛰어도 늦었다. 수업은 이미 시작했고, 역시 맨 앞 선생님 옆자리 밖에 앉는다..

이번 시간에는 갈래별 쓰기 중 묘사하는 글 쓰기에 대해 배웠다.
4~5월에 할 수 있는 바깥공부나, 거울가져와서 내 모습 그려보기나 비밀상자(내가 붙인 이름)에 있는 물건 느껴보고 글쓰기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어서
마치 선생님이 수업하는 걸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.
그리고 콩나물 키우기를 하면서 관찰기록문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실제 아이가 쓴 글도 읽어보고 선생님의 설명도 들어보니 아이들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. 가을에 꼭 볏짚을 구해서 해봐야 겠다

잠깐 쉬는 시간에 커피 마시러 갔다가 또 늦었다..죄송..
다른 선생님들이 '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'를 읽고 써온 글을 나눠서 읽어보고 있었다.
책을 읽고 난 후에 쓴 감상문에도 자기만의 감상을 표현하는 제목을 붙이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, 그 책이 제목과는 달리 글쓰기를 가르치는 특별한 비법이 숨어있는게 아니라는데 모두 동의하였다. 글쓰기가 왜 중요하고,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.

일주일에 한번 자원봉사하는 지역공부방에 가서 '비밀상자'놀이를 해봤다.
선생님이 알려주신대로 상자도 만들고, 그릇에 담은 깨, 호일로 싼 초콜릿, 울퉁불퉁한 감자, 싹이 난 양파를 가져갔다. 하나씩, 한 사람씩 만져보게 하고 글로 써보게 했더니 주로 느낌을 쓰기보다 답을 찾는데 관심을 갖는다. 느낌을 표현하는 걸 오히려 어려워하고 이건 뭐 같다, 뭐 같다만 많이 써놓은 친구들도 있었다. 저학년보다는 고학년들이 두드려 보기도 하고 들어보기도 하면서 무게감에 대해서도 표현하고, 냄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. (양파는 적당하지 않는 것 같다. 냄새가 너무 난다..)
마지막에는 내 손을 넣어서 아이들 손을 꼭 잡아주기도 하고 간지럽히기도 했는데 축축하다, 부드럽다, 미끄럽다 등 더 다양한 표현이 나왔고 모두 재미있어 했다.

감각으로 느껴보고 쓰기..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다. 수업과정에서 아이들의 감각을 더 끌어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. 아이들보다 나 스스로 벌써 대상에 대한 생각이 굳어진 탓인지 새로운 느낌이나 표현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.
아이들의 오감을 열어주고 자유롭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..앞으로의 과제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