얼마전 6학년 아이들이 수학 여행을 다녀왔다.
우리팀  4명의 아이들 모두  머나먼 아프리카라도 다녀온 듯 까만 토인 되어 돌아왔다.
여행중 제일 좋았던 것을 이야기 해보자는 나의 물음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
"학원 안가는게 제일 좋았어요! "라고 대답한다. 범생이 내 아들마저도, 엄마 들으라는 듯 더 큰소리로..
그 순간 난 할 말을 잃고 말았다. 이게 정말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구나...
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허겁지겁 학원으로, 학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숙제더미 속으로, 그 중간에 잠시
일주일에 한번  2시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나에게 나눠주는 구나. 그것도 학원의 연장선상에서..
지쳐있는 6학년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무엇을 어찌해야할지..  나의 수업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..
혹시, 마지못해 하는 학원 공부처럼 내 수업도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 덩어리가 되는건 아닌지..
여러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웠다.  
  
   그런데, 지난 시간에 아이들의 마음과 내 마음을 풀 수 있는 답을 찾았다. 바로 "나의 삶"을 주제로 하는 수업이다.  그동안 이 수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 시도해 볼 엄두도  내지
못했는데 선생님이 그려 주신 마인드 맵속에 해답이 있었던 것이다.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모습, 다른사람의 모습,  다른 삶의  모습을 들여다 보며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보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, 그것이바로 내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.  물론, 내가 해야할 수업 내용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뜻이
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.. 아이들의 여름 방학을 잘 이용해 봐야겠다.
    
   내일은 목요일. 해오름에 가는 날이다.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내가 서둘러서 하루를 시작하는 유일한 날이다.   엄마 닮아서 나무 늘보처럼 느린 아이들 재촉해서 학교에 밀어넣고, 나는 보고 또 봐도 좋은 선생님들과 한강다리 지나고 63빌딩 지나서 해오름으로 간다. 그 곳에서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안정희 선생님의 세상살이 이야기, 아이들 가르키는  이야기를  들으면서, 선생님처럼 편안하게 웃으며 아이들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을 그려본다. 꼭 선생님처럼...